AsRock DeskMini 310W 미니 PC

예전부터 소형 컴퓨터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뉴에그에서 미니 PC 키트를 할인판매하기에 냉큼 집어왔다. (판매처) 8세대와 9세대 최신 CPU를 지원하는 미니 PC 키트. 원래 168달러인데 할인하여 110달러에 한국 무료배송 행사까지 겹쳤으니 내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 손으로 가뿐히 들 수 있을 만큼 작은 PC이다. 작지만 그래픽 카드를 제외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작은 거인이다. DeskMini 310W의 개략적인 사양은 다음과 같다. [자세한 내용은 AsRock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 155 × 155 × 80 (mm)
  • 케이스, 메인보드, 파워서플라이 어댑터, 무선랜+블루투스 키트 구성
  • H310 칩셋 메인보드 내장
  • 인텔 8세대 데스크탑 CPU 장착 가능 (TDP 65W 이하, i7-8700까지 지원)
  • HDMI, DP, VGA 포트 제공
  • 외장 그래픽 장착 불가
  • USB 3.1 포트 4개, USB 2.0 포트 2개
  • 기바비트 유선랜, 무선랜, 블루투스 지원
  • 2.5인치 SATA3 드라이브 2개 장착 가능
  • M.2 2280 드라이브 1개 장착 가능 (SATA 또는 PCIe Gen3 x4)
  • 내장 MicroSD 슬롯 제공

위 사진에서처럼 처음부터 완성품으로 배송되어 오는 것이 아니며, CPU, 메모리, SSD는 별도로 구입하여 조립해야 한다. 아래 사진의 부품들을 모아서 잘 조립하면 귀여운 미니 PC가 탄생한다.

이 귀여운 미니 PC는 지금 사무실 내 책상 위에서 열일중이다. 4년 가까이 사용한 Lenovo TS140은 이제 밀려났다.

내가 사용한 부품은 다음과 같다. [가격은 배송료 포함한 것이다.]

부품 선택을 위한 정보 + 몇 가지 팁.

  • USB 2.0 포트 모듈은 USB 2.0 포트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구입하지 않는 것을 권한다. 이 모듈을 장착하면 조립하기가 너무 힘들어진다. 그 돈으로 차라리 USB 허브를 구입하는 편이 낫다.
  • 무선랜 블루투스 모듈이 포함된 제품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미니 PC 특성상 무선랜과 블루투스를 사용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 CPU는 i7-8700까지 지원하지만 i5-8600 이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i7-8700의 순간 전력 사용량은 DeskMini의 최대 허용치인 65W를 자주 초과하기 때문이다. 내가 i3-8300을 택한 이유는 이 CPU가 TDP는 높지 않고 베이스 클럭은 높아서 사무용으로 사용하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3.7GHz, 62W).
  • 메모리는 오버클럭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KLEVV 2666MHz 정도면 충분하다. i3-8300가 지원하는 메모리 속도는 2400MHz이지만 나중에 CPU를 더 높은 사양의 제품으로 교체할 지도 모르기 때문에 높은 클럭의 메모리를 구입했다. 내가 메모리 용량을 16GB나 설치한 것은 메모리 덕후이기 때문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같은 그래픽 소프트웨어와 VMWare Workstation을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내장 그래픽 성능 향상을 위하여 듀얼 채널로 구성하였다.
  • SSD는 삼성 850 EVO 250GB와 Crucial M500 480GB를 장착하였다. 앞의 것은 운영체제 설치용, 뒤의 것은 데이터 저장용 드라이브이다. 원래 노트북에서 적출한 하드디스크를 장착하려 했는데 숨어 있던 M500이 발견되는 바람에 계획을 수정했다.
  • 윈도우 10에서 잡아주지 못하는 드라이버가 있다(2018년 11월 RS5 기준). 동봉된 DVD에 담긴 드라이버 중 칩셋 INF 드라이버RealTek Audio 드라이버는 직접 설치해 주어야 한다. 오디오 드라이버는 자동으로 잡힌 것처럼 보이지만, 드라이버를 직접 설치해주지 않으면 전면 3.5파이 오디오 단자가 작동하지 않는다. [외장 ODD가 없으면 AsRock 홈페이지에서 드라이버를 내려받을 수 있다. ODD가 사라지고 있는 이 시점에 대부분의 메인보드 제조사에서 드라이버를 광디스크로 제공한다는 점은 참 아이러니하다.]
  • 조립 참고 동영상: DeskMini 310 + i7-8700 Build Log. 나는 사진을 잘 찍지 못하니 조립 과정은 이 영상으로 대신한다.

간단한 사용 후기.

  • 작지만 열 배출이 꽤 잘 된다. 다만 구멍이 많아 먼지가 많이 들어갈 것 같다. 특히 윗면에도 구멍이 많으므로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윗면을 덮어두는 것이 좋겠다. [2년 사용 후 내용 추가: 의외로 먼지가 별로 들어가지 않는다.]
  • 미니 PC이지만 CMOS 설정 화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꽤 많다. 일반 데스크탑 메인보드의 CMOS와 같다.
  • 인텔 CPU 기본 쿨러를 사용해도 소음이 심하지 않다. 다만 이것은 내가 사용하고 있는 i3-8300 CPU 기준이며, 6코어 CPU(i5 또는 i7)를 설치하면 소음이 심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 전원을 켜면 CPU 팬이 최고속력으로 돌다가 3초 정도 지나면 조용해진다. 쿨러를 더 좋은 것으로 바꾸고 싶으면 Noctua NH-L9i 같은 Low-Profile 쿨러를 설치하면 된다. [2년 사용 후 내용 추가: i7-8700을 장착하여 사용해 보았다. 뜨겁고 시끄럽다.]
  • 메인보드에 SD 카드 슬롯이 있지만 조립된 상태에서는 SD 카드를 꼽거나 뺄 수 없다. 나는 SDXC 카드를 꽂아 두고 드라이버 파일과, 프로그램 설치파일을 담아두었다. 평소에는 드라이브 문자 배정을 하지 않았다가 필요할 때만 문자 배정해서 사용하는 걸로.
  • 블루투스, 와이파이 모두 끊김 없이 잘 작동한다.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음악 감상하면 꿀잼이다.
  • 3.5파이 단자 출력이 꽤 높다. 마치 헤드폰 앰프 같다. 작동 테스트 하면서 AKG K702를 꽂아서 들었봤는데 소리가 커서 놀랐다.
  • DP 단자와 전원 단자가 너무 가깝다. 본체를 세워놓으면 DP 단자가 전원 단자 아래쪽에 놓이게 되는데, DP 케이블과 전원 케이블을 모두 꽂았을 때 ㄱ자 형태의 전원 케이블 때문에 DP 케이블이 살짝 눌린다. 이 문제는 전원 케이블을 두 안테나 사이로 지나가도록 방향을 바꾸어 주면 해결된다.
  • 전원 어댑터는 무겁다. 용량이 120W나 되니 당연히 무거울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