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미신 (Pigeon’s superstitious)

1947년 심리학자로 유명한 스키너가 한 실험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했다.

비둘기의 사고에 대한 실험인데 상당히 흥미롭다.

비둘기를 새장에 가두고 20초마다 버저와 함께 먹이통에 고개를 내밀수 있는 문을 열어둔다. 몇번의 실험을 계속하자 비둘기는 버저가 울리면 먹이를 먹을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번엔 버저와 먹이통의 문을 무작위로 섞어 실험했다. 비둘기는 혼란스러워 했다. 버저가 울렸는데도 먹이통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반대로 먹이통의 문은 열렸는데 버저는 울리지 않았다. 그러다 먹이통이 열렸을때 비둘기 자신이 먹이통의 문을 쪼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후 비둘기는 자신이 먹이통의 문을 쪼으면 먹이통문이 열리는 것으로 이해하고 계속 먹이통 문을 쪼아댄다.

이것은 비둘기가 완벽한 무작위성 세계에서도 자신 나름의 규칙성을 만들어 내려는 것을 알수 있다. 이를 스키너는 '비둘기 미신(Pigeon's superstitious)'이라 말한다.

이는 인간에게도 적용될수 있는데 가장 흔한 예가 바로 징크스이다.

축구를 못할때도 있고 잘할때도 있다. 사실 축구든 뭐든 이기는 것은 확률이므로 짧게보면 무작위성 세계라 표현할수 있다. 만약 자신이 한번도 골을 성공시키지 못했을때 자신의 슛이 골 포스트를 맞았다. 그 이후로도 골포스트를 맞으면 골을 성공시키지 못할때가 있었다. 물론 골포스트에 슛이 맞은것과 골을 성공시키는 것에는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으나 이후 선수는 골포스트를 맞으면 골을 성공시키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골포스트에 대한 징크스를 만든것이다.

이러한 징크스는 인간사에 자주 나온다.

고대사람들은 가뭄이 들때 하늘의 신에게 기도를 올렸다. 기도를 드린다고 비가 오는것은 아니지만 기도를 드리니 비가 올때도 있었다. 이후 인간들은 하늘에 신이 실존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자신이 기도를 드렸을때 비가 오는것이 이해가지 않았다. 그래서 신은 인간의 마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신은 변덕쟁이라 기도를 드렸을때 바로 들어줄 때도 있지만 들어주지 않을때도 있다고 확립하였다. 이런현상을 여러가지에 대입하다보면 하나의 신화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아는 지식이 많아진 우리는 더이상 하늘의 신을 믿지 않는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신이 기도를 들어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예측가능한 자연현상에 의해 이루어지는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고 하늘의 신에게 기도를 드리는 것은 더이상 논리적이지 못했고 시간만 잡아먹는 일이 되었다.

하지만, 노에틱 사이언스가 말하는것처럼 논리가 믿음에 대한 것이라면 세상은 급변한다. 사람들이 지구가 둥글다라고 믿기 시작하자 세상은 알게모르게 둥글어 졌고 태양계는 태양을 중심으로 돈다고 믿자 지구를 중심으로 돌던 세상이 태양을 중심으로 돌기 시작한게 아닐까.

사람들이 하늘의 신을 더이상 믿지 않고 자연법칙을 더 믿자 하늘의 신은 사라지고 자연법칙이 만들어진것일지도 모른다. 골포스트와 골의 성공은 사실 무연관이 아니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는 것이고 우리가 믿었던 비둘기의 완벽한 무작위 세상은 사실 비둘기가 문을 쪼았기 때문에 문이 열린것은 아닐까?

이는 사람의 믿음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된다는 것이다. 한가지의 믿음에 여러가지의 가설을 덧붙히면 사람은 쉽게 현혹된다. 만약 노에틱 사이언스가 "생각은 질량을 갖는다"라는것을 증명하고 그것에 대한 여러가지 이론을 덧붙히면 세상은 급변하고 믿고있던 논리는 깨어지고 완벽한 무작위성 세계가 될것이다. 그럼 사람은 자신만의 논리를 재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비둘기 미신'인 노에틱 사이언스를 믿게 될것이다.

깨어진 논리를 재구축 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스키너의 '비둘기 미신' 매우 흥미로운 소재가 아닐수 없다.

출처 : '당무'님의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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